사랑한다는 건 도대체 뭘까요?그 감정을 잘 모르겠어요아직 진심으로 좋아하는 연애를 하지 않아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한데 또 연인 간의 사랑만 있는 건 아니니까 그걸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없으니 다른 부분에서의 사랑을 찾으려 해 봤는데 뭔가 다 못 미치는 느낌입니다.가족 간의 사랑? 엄마 아빠가 당연히 소중하고 좋고 같이 웃고 울고 했지만 이런 게 사랑인가? 하면 잘 모르겠어요.그냥 사랑해요 같은 말로 내가 잘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메꾸는 기분이 들어서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에 보답 못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해요..또 어렸을 때 키웠던 금붕어가 죽었을 때 며칠 동안 울었는데 그건 내가 금붕어를 사랑해서인가 생각해 봤을 때 아니, 그냥 정들었기 때문에 슬펐던 것 같아요. 별로 좋아하지 않은 무언가에게도 정이 쉽게 들기 때문에 그건 제 나름대로의 사랑의 기준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또 생명이 아닌 거에 대한 사랑도 생각해 봤는데 이게 가장 근접했던 것 같네요. 어렸을 때 엄마가 저한테 선물해 주셨던 영어로 된 잡지책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영어는 당연히 몰랐으니 읽지도 못 하고 그저 사진만 주구장창 보면서 좋아했었거든요. 풍경 사진 여행 사진인테리어 사진 음식 사진 등등 다양한 사진들이 들어 있었는데 모든 사진들이 다 예뻤고 그걸 보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그 잡지책을 동화책보다도 더 많이 보고 교과서보다도 더 많이 봐서 표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였습니다. 그 사진들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돌고래 사진이 있는데 그 어린 나이에 돌고래 꿈을 꾸고 싶어서 머리맡에 두고 자기까지 했었을 정도였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책을 안 보게 됐고 이젠 가끔씩이라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이란 건, 마음이란 건 없는 거구나 하면서 우울해지기도 했는데요 근데 또 그런 무형물은 내가 맘껏 좋아해도, 내 마음이 식어서 그걸 버리게 되더라도 누구도 상처받지 않으니 좋았습니다. 저만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근데 감정의 교류와 소통을 할 수 없으니 이것 또한 100% 만족스럽지도 않고요..그래서 결국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심장 떨리게 좋아하고 첫눈에 반하고 이런 건 뭔 느낌인가요? 전 연애했을 때도 상대방이 나한테 표현하는 만큼을 제가 표현하려 노력했지만 애초에 진심으로 사랑하면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아 그건 정말 사랑한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전 항상 좋아함 그 이상의 감정으로 못 나아갔고 그래서 그냥 뜨뜨미지근하게 헤어지고 그래서 이젠 상대방한테 오히려 미안한 기분이 드니까 연애도 하고 싶지도 않고 솔직히 귀찮기도 하네요. 그냥 제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가요... 사랑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걸 느꼈을 땐 언제였을까요